네카오 올들어 주가 반토막...카뱅은 종가 고점보다 77%↓
주가 급락에 공모주 흥행 참패...컬리·케뱅 상장시기 고심
미국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 대표 성장주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고강도 긴축이 지속될 전망이어서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성장주에 어려운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대어’급의 속내도 복잡해지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전날인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2% 내린 19만6500원에, 카카오는 1.76% 하락한 5만5900원으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네이버 주가는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3일 종가 37만6000원과 비교해 47.74%나 하락했다. 같은긱단 카카오 역시 51.18%( 11만4500원→5만5900원)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이 27.36%(2988.77→2384.28)인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큰 낙폭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존재감을 키워 국내 증시의 주도주로 부상했지만 올해 들어 급격한 금리 인상의 타격을 입었다. 성장주는 기업의 미래 이익에 대한 할인율을 높여 가치를 선반영하는 특성상 금리 인상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해 1조380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앞서 발표된 3개월 전 전망치(1조5131억원)보다 8.77% 하향 조정됐다. 카카오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3개월 전 8208억원에서 7448억원으로 9.26% 낮아졌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하단에 근접했고 매출 성장률만 반등한다면 이익 성장으로 이어지기 좋은 상황”이라며 “다만 아직 반등에 대한 뚜렷한 징조는 보이고 있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줄하향도 이어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들의 카카오에 대한 평균 목표주가는 10만8650원으로 6개월 전 13만6882원에 비해 20.63% 떨어졌다. 같은기간 네이버의 적정주가도 48만3684원에서 36만원으로 25.57% 낮아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성장 산업을 영위하는 공모주들이 연내 IPO를 완주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는 대어급 공모주인 마켓컬리와 케이뱅크가 대표적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20일 코스피 상장을 위한 한국거래소의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하지만 앞선 대어급 기업들의 IPO 흥행 실패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워졌다.
차량 공유업체 쏘카의 경우, 수요예측 흥행 참패에도 상장을 강행했지만 고평가 논란을 걷어내지 못하고 있다. 쏘카는 이날 1만5550원으로 마감해 상장 첫날인 지난 8월 22일 종가 2만6300원 대비 40.87% 빠졌다. 공모가(2만8000원)와 비교하면 44.46% 낮은 수준이다.
케이뱅크의 국내 유일한 비교그룹인 카카오뱅크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전장보다 5.94% 내린 2만6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8월 상장 이후 종가 기준 최고점(8월19일·9만2000원)과 비교하면 77.61% 하락률을 기록했다. 상장 첫날 종가 33조1620원에 달했던 시가총액도 9조8158원으로 내려앉았다.
그동안 케이뱅크 측은 시장에서 7조원 이상의 가치를 원했다. 그러나 카카오뱅크의 몸값이 9조원대까지 떨어졌는데 케이뱅크가 원하는 공모가를 받기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케이뱅크가 코스피 상장 예심을 통과했지만 참여자들의 공모가에 대한 이견이 커서 당분간 상장 추진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