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근로자, 마포구 공원서 안전모 없이 감 따기 작업 중 숨져
서울시, 업무상과실치사 벌금 500만원…담당 책임자도 유죄 처벌
법원 "2.9m 높이서 안전모 없이 작업…작업 관리·감독자 없었다"
기간제 근로자가 감을 따다 추락해 숨진 사건과 관련해 주의·감독 및 안전관리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서울시와 담당 책임자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준구 판사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서울시 서부공원녹지사업소 전 소장 A씨에게 이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서부공원녹지사업소 전 팀장 B씨는 금고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양벌규정으로 함께 기소된 서울시에는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사다리를 이용해 2.9m 높이에서 작업했음에도 안전모를 쓰지 않았고 당시 현장에는 작업자들이 보호구를 착용한 채 안전하게 작업하도록 관리·감독할 사람이 전혀 없었다"며 "A씨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했고 서울시는 A씨의 위반행위를 막기 위한 주의·감독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B씨도 팀 소속 근로자인 피해자가 안전하게 작업을 진행하도록 관리할 업무상 주의 의무를 위반했다"며 "이런 사고가 발생할 것을 예견할 수 있었던 점도 고려하면 업무상과실치사죄의 죄책을 부담하는 게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 모두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아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사고 발생에 피해자의 과실도 어느 정도 기여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 유족과 서울시가 원만히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2021년 11월 서울시 마포구 한 공원에서 안전모를 쓰지 않은 채 감 따기 작업을 하던 근로자가 추락해 숨졌다. A씨 등은 사고를 막는 데 필요한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