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최근 폐업사업자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
소상공인 많은 음식업과 소매업 폐업률 높아
지난해 폐업한 사업자 수가 역대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2016년 이후 매년 하락세였던 폐업률이 7년 만에 상승 반전하며 중소・영세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6일 발표한 ‘최근 폐업사업자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2023년) 폐업한 사업자는 비교 가능한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98만6000명으로 나타났다.
다만, 경제성장 등으로 사업자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지난해 총 사업자 수도 1000만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으며, 폐업자 수 증가는 어려운 사업환경에 더해 이러한 사업자 수 증가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폐업률은 9.0%로 2022년(8.2%) 대비 0.8%p 상승하면서, 2016년 이후 7년 만에 상승 반전했다.
업종별로는 소매업(27만7000명), 기타 서비스업(21만8000명), 음식업(15만8000명)의 폐업자 수가 많았다. 특히, 음식업(16.2%), 소매업(15.9%) 같이 소상공인이 많은 업종의 폐업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른 업종들에 비해 음식업의 폐업률이 높은 것은, 진입장벽이 낮아 사업자 간 경쟁이 치열하고, 음식업이 속한 숙박・음식점업의 최저임금 미만율이 37.3%(2023년 기준)에 이를 정도로 현 최저임금 수준을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노동생산성이 낮은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영세한 개인사업자인 ‘간이사업자’의 폐업률(13.0%)이 일반사업자(8.7%)나 법인사업자(5.5%)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년과 비교해 간이사업자 폐업률이 다른 사업자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영세 소상공인들의 경영 여건이 더 어려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과 비교해 2023년 폐업한 간이사업자 수는 36.4% 늘어, 일반사업자(1.9%)나 법인사업자(12.0%)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사업자 유형별로 최근 3년 연속 폐업자 수가 증가한 유형은 간이사업자가 유일하다.
지난해 폐업한 사업자 중 ‘사업 부진’을 이유로 폐업한 사업자의 비중이 48.9%(48만2000명)로 가장 높았으며, 이는 2010년(50.2%)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폐업한 개인사업자 중 ‘사업 부진’으로 폐업한 비중은 49.2%였고, 법인사업자 중 ‘사업 부진’으로 폐업한 비중은 44.6%로 나타났다. 특히, 폐업한 간이사업자 중 ‘사업 부진’으로 폐업한 비중이 55.3%로 높게 분석됐다.
연령별로는, 30세 미만(19.8%), 30대(13.6%) 사업자의 지난해 폐업률이 다른 연령층보다 높았다. 2022년에 비해서도 30세 미만과 30대 폐업률이 다른 연령층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용 경총 경제분석팀장은 “최근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누적된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도 높다 보니, 중소‧영세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이 경영난을 버티지 못해 폐업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소비 진작, 투자 촉진 등 내수 활성화와 영세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대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