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 고운사 전소…"주요 문화유산 방재 대응 강화"
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천연기념물과 보물을 포함한 국가유산에 피해가 우려되자 국가유산청이 전국에 국가유산 재난 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발령했다.
국가유산청은 25일 "경북 의성군과 안동시 등지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과 전국 각지의 동시다발적 산불로 인해 국가유산의 화재 피해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재난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고 밝혔다. 이 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순으로 운영된다.
특히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안동 하회마을 앞까지 불길이 접근하자 국가유산청은 민속유산팀과 역사유적정책과 관계자들을 긴급히 현장에 투입했다. 하회마을까지는 현재 약 10km 거리까지 산불이 접근한 상태다.
현장에는 화재 확산을 막기 위한 방재 활동도 강화됐다. 안동 병산서원에는 소방차 2대, 하회마을에는 소방차 5대가 대기 중이며, 마을 내부에는 30곳의 소화전이 설치돼 있다. 인근 낙동강에서는 소방헬기가 물을 끌어와 진화 작업을 돕고 있다. 하회마을 내부에는 소방서가 상주하고 있어 긴급 대응이 가능한 상황이다.
경북 의성의 천년고찰 고운사는 이번 산불로 직격탄을 맞았다. 신라 문무왕 원년(681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이 사찰은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로, 보물로 지정된 석조여래좌상과 약사전, 가운루, 삼층석탑 등 다수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산불 피해를 우려한 국가유산청과 고운사 측은 전날(24일) 오후 5시부터 불화, 불상, 고서, 현판 등 주요 유물을 의성 조문국박물관 수장고로 긴급 이송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산불 확산으로 도로가 막히는 바람에 보물 제246호 석조여래좌상은 안동 청소년문화센터로 최종 이송됐다.
국가유산청은 "산불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국 주요 문화유산에 대한 방재 대응을 강화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