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혁신공천' 부탁한 黃의 뜻 존중해 혁신공천 할 것"
홍준표·김태호 겨냥…"당대표급 공천 신청, 그대로 안 받아"
청년·정치 신인에 기본 점수 부여 및 원외 인사 컷오프 검토
여론조사, 1차 국민·2차 당원 대상 실시
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은 29일 황교안 대표가 공관위 공천 결정에 대해 제재를 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공천에 관한 임무는 공관위가 한다"며 일축했다. 당 지도부의 공관위 결정에 대한 이의 제기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공관위 3차 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황 대표가 '혁신 공천'을 해달라고 해서 우리는 대표의 뜻을 존중해 '혁신 공천'에 임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우리는 '원팀'(One Team)"이라며 "황 대표와 공관위 사이에 이해가 서로 안 된다거나 믿음직스럽지 못한 것은 아무것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황 대표는 전날(28일) 유튜브 채널인 '신의 한수'에 출연해 '공관위 구성이 광화문 세력을 등한시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공관위를 세우게 되면 상당 부분 자율성을 줘야 한다"면서도 "모든 것을 자율적으로 하는 건 아니다. 당헌·당규 상의 제약이 있어 바로 잡을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된 공천에 대해서는 당 최고위에서 제재할 수 있고, 그외 국민들이 참여하는 배심원단이 있다"며 "거기서 공관위 결정에 대해 다시 심사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중심은 애국시민이다. 혹시 우려하시더라도 조금 기다려보시라"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29일 오전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전날 발언은) 당헌·당규에 있는 공천 절차를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에게 공천과 관련해 전권을 준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는 "하하하" 웃으며 자리를 피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7일 황 대표와의 회동이 끝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황 대표가 전권을 줬다.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겠다"며 '판갈이'를 약속한 바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은 당 대표급·광역자치단체장 출신 총선 후보들과 관련해 "공관위가 그분들의 신청을 보고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이 고향 경남 출마를 선언한 만큼, 공천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현역 의원들의 컷오프(공천 배제)에 대해선 "새로운 인물이 많이 들어와 당의 새로운 지형을 열 수 있도록 현역 의원들에 대한 컷오프는 과감하게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원외 인사들에 대해서도 컷오프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컷오프의 주요 기준이 되는 여론조사의 경우 1차와 2차로 나뉘어 진행된다. 1차는 선거구별로 1천명의 대국민 샘플을 추출해 실시한 뒤 2차에선 당원 대상 여론조사가 별도로 진행된다. 이외에 공관위는 청년·정치 신인에 대해선 가산점 제도 전면 재검토 방침과 함께 일정 이상의 기본 점수를 부여하거나 기성 정치인에게 감점을 주는 방식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