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비용 부담 증가로 국내 기업에만 족쇄
글로벌 스탠더드 기업 환경, 경제 지속 성장 토대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새해 신년사를 통해 정부에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해외 기업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기업 환경 조성과 함께 국내 기업에만 족쇄를 채우는 규제나 비용부담을 가중시키는 정책을 거둬 달라고 호소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30일 발표한 2021년도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기업 환경은 우리 경제가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며 "더 많은 기업인들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시장에서 맘껏 뛸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정부 당국에 요청했다.
허창수 회장은 "적어도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외국기업들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어야하지 않겠나"라며 "(우리) 한국 기업에만 족쇄를 채우는 규제나 비용부담을 늘리는 정책은 거둬 달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그의 요청은 2021년이 우리 경제가 생사의 기로에 서는 한 해가 될 수 있다는 판단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이 제대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줘야 국가 경제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흔히들 위기는 기회라고 말하지만 앞서가는 수많은 해외기업과 기술들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에게 기회의 문이 언제까지 열려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며 "절박한 심정으로 산업구조를 혁신하지 않으면 우리는 잃어버린 10년, 20년을 맞이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국민들에게도 세계 시장에서 열심히 뛰는 기업인들에게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했다 그는 이어 "이 절박함은 기업인들만의 몫은 아닐 것이며 기업 혼자의 힘만으로 이겨낼 수도 없다"며 "지금은 국민·기업·정부 모두가 삼위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올해 우리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작해 코로나19로 끝난 한 해로 커다란 위협이 닥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전 세계 인적·물적 교류가 위축되고 보호무역주의마저 강화되면서 수출 중심의 우리 경제에 커다란 위협이 됐다"며 "대내적으로는 관광,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내수부진이 심화돼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큰 고통을 겪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례없는 위기 속에서도 국민과 기업이 흔들림없이 방역과 경제살리기에 매진한 결과, 다른 나라에 비해 코로나19 충격에 선방하면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2분기 마이너스 3.2%였던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3분기에 플러스 2.1% 성장을 하며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그 근거라는 것이다.
허 회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 경제성장률을 회원국 중 가장 양호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국제통화기금(IMF)도 우리 경제규모가 전년도인 2019년보다 2계단 상승해 세계 10위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새해 대내외 경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데다 미국이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지만 미·중 무역갈등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인해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투자·소비 모두 어떻게 될지 예단하기 매우 어려운 실정이라는 설명이다.
허 회장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코로나 이전과 이후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될 것이라는 점"이라며 "사람들은 이미 비대면, 초연결 네트워크 세상에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활패턴이 바뀐다는 것은 우리의 생각과 기술, 산업 모두를 변화시키는 것"이라며 "이는 곧 과거의 성공방정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이러한 변화에 맞춰 기업들도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역설했다. 특히 지난 1961년 순수 민간경제단체로 설립된 전경련이 창립 6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인 만큼 한강의 기적을 재현한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선진국들을 따라가던 경제에서 선진국들을 리드하는 경제로 탈바꿈하는데 힘을 보태는 한편 앞으로의 60년을 책임질 새로운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60년 전 선대들은 돈도 기술도 자원도 없던 허허벌판에서 세계 10대 경제강국으로 우뚝 선,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며 "그 마음 그 정신을 받들어 전경련이 다시 뛰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 각국으로부터 ‘한강의 기적 2.0 시대’가 열렸다는 찬사를 듣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허 회장은 마지막으로 새해에 많은 어려움에도 국민들 모두가 힘차게 시작하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했다. 그는 "올해는 기쁘고 희망찬 뉴스가 많았으면 좋겠다"며 "거문고 줄을 바꿔 다시 맨다는 ‘해현경장(解弦更張)’의 말처럼 모두 새로운 마음으로 힘차게 시작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신년사를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