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추대로 총회 앞둔 전경련도 주목
김승연·신동빈·손경식 등 거론에도 가능성 높지 않아
2011년부터 맡아온 허창수 현 회장 연임 불가피론 대두
최태원 SK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차기 회장에 추대된 가운데 이달 중 역시 차기 회장을 결정해야 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뜻깊은 해여서 하락한 경제단체로서의 위상을 제고해야 하지만 좀처럼 진전되지는 않고 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현 허창수 전경련 회장의 임기가 얼마남지 않아 차기 회장에 대한 하마평이 나와야 하는 상황이지만 아직은 조용한 상황이다.
전경련은 회장 임기가 끝나는 해 2월에 열리는 정기 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추대해야 한다. 허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올해도 이 달 말 정기총회가 예정돼 있다.
지금쯤이면 차기 회장에 대한 밑그림이 어느 정도 나와야 하는 상황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인사는 없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등의 이름이 나오고는 있지만 구체적이지는 않다.
김승연 회장은 부회장단 중 가장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데다 미국 주요 정·재계 인사들과 폭 넓은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이달 중 취업제한이 풀리면서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선임 등 경영일선 복귀가 가능해지는 만큼 전경련을 맡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하지만 한화 측은 이에대해 “(전경련 회장 관련) 들어본 적도 없고 의사도 없는 것으로 안다”며 가능성을 매우 낮게 봤다.
손경식 회장도 다른 경제단체인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맡고 있어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손 회장은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서 "말이 어떻게 나왔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지금 제가 전경련 얘기를 할 그런 입장은 안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주요 인사들이 손사래를 치고 있는 이유는 현재 전경련의 위상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지난 1961년 순수 민간경제단체로 설립돼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전경련은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삼성과 현대차 등 4대 기업이 탈퇴하면서 위상이 크게 하락, 대한상의에 최대 경제 단체 지위를 거의 내주다시피 한 상황이다.
현 정부와 전경련과의 관계를 감안해 차기 회장 자리에 주요 인사들이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또 경제단체 중 맏형이자 민간경제협력채널로서의 역할을 감안하면 회장직은 중량감 있는 인사가 맡아야 하는 점도 새로운 인물의 회장 선임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경련 안팎에서는 허창수 현 회장의 유임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다. 전경련 회장은 임기가 2년으로 무제한 연임할 수 있다.
지난 2011년부터 전경련을 이끌어 온 허 회장은 이번에도 연임된다면 6회 연속 전경련 회장을 맡게 된다. 역대로 10년 이상 전경련 수장을 맡은 경우는 고 김용완 경방 회장(1964~1966년·1969~1977년)과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1977~1987년) 등 두 명이 있다.
허 회장은 지난 2017년과 2019년에도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마땅한 후보가 없자 회장직을 계속해서 맡은 바 있다. 이번에도 연임을 고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내려놓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허 회장이 지난 2019년 12월 GS그룹 회장에서 물러난 상태라 전경련의 위상 제고 역할을 감안해 현역 그룹 총수에게 자리를 물려주려는 의지가 그 어느때 보다 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점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 정부 하에서 전경련 회장직에 다들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각 기업들마다 챙겨야 할 현안들도 산더미여서 새 인물 선임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대안 부재로 허창수 회장이 연임하는 수순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