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참사 피해 유족에 보상금 지급 결정…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 '악플'
유족 "우린 나랏돈 축내는 벌레도, 돈 벌자고 무안 공항에 앉아있는 것도 아냐"
제주항공 무안공항 참사로 피해를 입은 유족들에게 사고 보상금 지급이 결정된 가운데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들은 "'사고 보상금을 노린다'"는 악성 댓글 남기고 있다. 이에 한 유족은 "너무 큰 상처를 받고 있다”며 "사고 보상금이 들어온다 한들 부모님 목숨 값인데 펑펑 쓰고 싶은 마음이나 들겠느냐"고 토로했다.
11일 대학생 박근우(23·광주광역시)씨는 페이스북에 "저는 이번 제주항공 참사로 사랑하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잃었다"고 썼다.
박씨는 "'새가 비행기 날개에 끼어 착륙을 못한다, 유언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어머니의 메시지에도 설마하고 있었다"며 "그러던 중 날아든 청천벽력같은 사고 소식에 광주광역시 광천동에서 무안공항까지 30분만에 달려왔다"고 했다.
이어 "하루아침에 고아가 됐지만, 아직 부모님의 죽음을 제대로 슬퍼할 틈도 없었다"며 "지난 10일까지만 해도 부모님 사업을 정리하느라 세무사와 통화하고 세금계산서를 끊고 폐업준비를 알아봐야 했다. 광주 안에서만 차로 100km를 이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의 걱정에 지금 깔려 죽어버릴 것 같고 당장 어디로든 도망치고 싶다"며 "그런 중에 '정부가 제주항공 참사 유족에 긴급생계비 300만원을 지급했다'는 기사가 보도되자 유족을 향한 악성댓글들이 달렸다. 설령 사고 보상금이 들어온다 한들 부모님 목숨 값인데 펑펑 쓰고 싶은 마음이나 들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나랏돈을 축내는 벌레가 아니며, 돈 벌자고 무안 공항에 앉아있는 게 아니다"며 "우리는 이번 사고가 잊혀 소중한 사람들의 죽음이 흐지부지 억울한 죽음이 될까봐 무안 공항에 나와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사고 원인이 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정상적인 정비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제주항공의 잘못일 것이고, 새를 제 때에 쫓지 않고 방치했다면 무안공항의 잘못일 것이며 로컬라이저를 콘크리트 덩어리 위에 설치한 것은 항공청과 공항공사의 잘못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이 여러 주체들 간의 책임 떠넘기기와 정치권의 숟가락 얹기가 이어질 것이다. 일련의 과정에서 유가족들은 고통받고 또 고통받을 것"이라며 "이 모든 과정이 마무리 될 때까지 제주항공 참사를 잊지 말아달라"고 썼다.